1만명 이상 메이저대회 첫 시도
29일 열리는 2023 춘천 마라톤은 다회용컵 2만개를 사용하는 ‘환경 마라톤’이 될 전망이다. 마라톤 코스에 비치된 급수대에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비치해 대회 기간 발생하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1만명 이상 참여하는 메이저 마라톤 대회에서 이런 시도는 춘천마라톤이 처음이다.
춘천시는 카페 지원 사업으로 제작한 다회용컵 2만개를 춘천 마라톤 행사 당일 제공하고 마라톤이 끝난 후 다회용컵을 수거·세척해 재사용한다는 계획을 환경부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다회용컵이 분실되지 않도록 마라톤 코스의 정해진 구역에 비치하고 행사장에 대여·반납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춘천 마라톤의 이번 실험은 기존 마라톤 행사 때 일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보통 1만명 이상 규모의 마라톤 대회에선 수십만 개의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춘천마라톤의 경우 해마다 2만여 명이 참가한다. 코스 중간중간 놓인 급수대를 참가자들이 통과하면서 사용하고 버린 물컵이 쌓이곤 했다. 입만 대고 버려진 물컵은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 모두 소각·매립 처리돼 왔다. 이에 대회 당일 사용되는 물량 중 일부를 다회용컵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춘천시는 다회용컵 2만개를 비롯해 운송비·세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마라톤에 참가하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반납할 수 있는 대형 수거함도 별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번 춘천 마라톤의 다회용컵 도입을 통해 일회용품 저감 효과가 증명될 경우 앞으로 열릴 많은 마라톤 대회 및 각종 행사에서 다회용컵 사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현장에선 환경부가 다회용컵 홍보 부스를 열고 일부 카페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회용컵의 수거·세척·배송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현재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 중인 세종·제주 지역에선 일부 카페가 다회용컵을 자발적으로 도입했다. 작년 8월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한 제주도 우도(牛島)의 경우 현재 반납률이 94%에 달해 섬 안에서 버려지던 일회용컵 쓰레기가 크게 줄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춘천 마라톤은 다수가 참가하는 행사에 다회용컵을 도입해 일회용품 저감 효과를 진단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춘천 마라톤은 조선일보사·스포츠조선·대한육상연맹 공동 주최, 춘천시·강원도·국제마라톤협회(AIMS) 후원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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